행룡하는 용은 험한 기운을 털어 내고 순한 생기를 얻기 위해서 많은 변화를 한다. 그 중에서도 과협(過峽)은 매우 중요하다. 과협이란 산봉우리와 산봉우리를 이어주는 고개로, 가늘고 낮은 부분이다. 용의 기복(起伏)에서 복(伏)에 해당하는 부분이 과협이다. 굴곡(屈曲)이나 위이(??)하는 용에서는 잘록하게 묶여진 부분이 과협이다. 과협은 전진 행룡하는 용의 생기를 모아 묶은 용의 허리부분으로 노출이 심하다. 때문에 용의 성질을 파악하기가 어느 지점보다도 용이하다. 과협처를 가리켜 ‘용지진정발현처(龍之眞情發現處)’라 하였다. 그러므로 용의 생왕사절(生旺死絶)과 길흉화복 판단은 주로 이곳에서 한다. 과협처의 형세는 마치 호랑이나 사자의 허리처럼 가늘고 힘이 있어야 좋다. 또한 부드러우면서 짧고, 기이하면서 밝고, 튼튼해야 좋은 과협이다. 과협의 목적은 주룡의 험하고 억센 기운을 털어 내고, 용맥을 수려하고 유연하게 만드는데 있다. 그래야 생기를 순수하게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목적은 용의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데 있다. 그래야만 생기를 모아 혈을 결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협 없는 용은 아무리 외견상 그 기세가 왕성하게 보여도 힘을 쓸 수가 없다. 아무리 큰 용이라도 과협이 없으면 혈을 결지 할 수 없는 가룡(假龍)에 불과하다. 과협의 형태와 종류는 다양하고, 그 방법 역시 가지각색이다. 그 중에서 대표적 과협은 벌의 가는 허리와 같은 봉요협(蜂腰峽)과 학의 부드러운 무릎과 같은 학슬형(鶴膝形)이 있다. 또한 과협의 형상에 따라 직협(直協), 곡협(曲峽), 장협(長峽), 단협(短峽), 세협(細峽), 고협(高峽), 천전협(穿田峽), 십자협(十字峽), 왕자협(王字峽), 도수협(渡水峽), 관주협(貫珠峽)등으로 나눈다. 이와 같은 각종 과협은 밝고 부드러우면서 단단하다. 또 바람이나 물의 침범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과협처는 노출이 심한 관계로, 바람이나 물의 피해가 크게 우려된다. 때문에 과협 앞뒤 기(起)한 곳에서 마치 양팔을 벌린 것 같은 작은 능선이 뻗어 과협처를 감싸 보호 해준다. 이 능선의 형태가 용을 보낸 쪽이나 받는 쪽에서 보면 여덟팔자(八字)모양으로 생겼다. 그래서 거팔래팔(去八來八)이라 불린다. 또 과협을 중심으로 용의 생기를 보낸다 하여 송(送), 반대편에서는 받는다 하여 영(迎)이라 한다. 이 둘은 동시에 일어나므로 흔히 영송사(迎送砂)라 한다. 과협처에서는 반드시 있어야 용의 생기가 보호받는다. 또 과협을 더욱 보호하기 위해서 영송사 밖에 공협사(拱峽砂)가 있다. 보통 작은 산이나 바위로 되어 있다. 외부의 바람과 물의 침범으로부터 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공협사의 모양에 따라 일(日), 월(月), 규(圭), 홀(忽), 기(旗), 창(倉), 궤(櫃), 옥(玉), 인(印)으로 나눈다. 이들은 혈의 발복 정도를 가늠 할 수 있는 귀한 사격이다. 만약 과협이 딱딱하게 굳어 경직되어 있거나, 깨지고 부서져 파손되거나, 과협에 금이 갈라져 절리(節理)되어 있다면, 용맥은 절맥(絶脈)되었거나 부실하다. 이들은 생기를 전달할 수 없어 혈을 결지 할 수 없다. 그러므로 흉한 과협이 된다. 과협처에 금이 갈라지고 깨진 암석이 있다면, 과협 아래 땅속의 바위도 갈라져 있다는 증거다. 이때는 용맥이 절단되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이를 절리(節理)현상이라 한다. 매우 흉하여 혈을 결지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곳에 장사를 지내면 자손이 갑작스러운 참상(慘喪)을 당한다고 한다.

|
또 하나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과협처의 흙 색깔이다. 과협처의 토색은 혈의 토색과 대체적으로 같다. 홍황자윤(紅黃紫潤)한 진혈토(眞穴土)가 과협처에 있으면 혈에서도 홍황자윤한 진혈토가 나온다. 때문에 과협의 흙을 보고 혈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